수용하기 / 거절하기
거절도 때로는 치료적인 면을 보인다.
거절을 하는 것도 배워야 하고,
거절을 당하는 것도 경험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담자의 행동이나 요구가 지나치거나
부적절한 경우에는 거절해야 하며 한계를 밝혀주어야 한다.
거절과 관련해서 자주 등장하는 문제 중의 하나가 미술치료의 경우에는
내담자들이 미술 재료를 함부로 쓰거나 지나치게 많이 쓰는 경우이다.
내담자들이 재료를 어떻게 사용하는가 하는 것은 이들이 낯선 환경에 어떻게 다가가느냐 하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재료를 지나치게 많이 쓰는 내담자중 아동 내담자인 경우 그러한 행동은 이들이 ‘굶주렸음’을 상징적으로 해석이 되기도 한다.
마음이 허전하고 비어 있어 재료라도 마음껏 써보겠다는 것이므로
말로 제재한다고 멈추게 하기는 어렵기에
치료실에서 제공하는 양 자체를 조절해야 한다.
기다려주기
심리치료는 어떻게 말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듣느냐의 문제인데 마찬가지로 미술치료에서도 역시 치료사가
어떻게 듣는냐의 문제가 아주 중요하다.
내담자에게서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품이 말하고 있는 것을 잘 듣는 것도 중요하다.
잘 듣는다는 것은 말하는 사람의 말을 왜곡함이 없이 있는 그대로 비춰 주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미술치료사에게 그림에 나타난 암호를 풀어 주는 능력이 있기를 기대하는데
그러한 기대는 미술치료를 신비한 것으로 보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 그림을 해석하는 것에 대해 공포스러운 느낌도 가지게 하며,
미술치료사의 능력을 과대포장하거나 오히려 폄하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가장 안 좋은 영향은, 내담자가 치료에 대해 오해 하게 되고 건강하지 않은 모습을 더 많이 가지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 그림 한두 장으로 자기 마음이 드러난다고 오해하거나
- 드러난 마음은 무의식적인 것이어서 자기가 알지 못한다고 하며 마음에서 책을 부인 할 수 있고
- 치료자의 확증적인 말 한마디에 매달리게 된다거나
- 치료사에게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주기를 바라게 되어 건강하지 않은 의존성을 키우게 되는 것 등이다.
진정한 치료는 이것들의 반대의 방향으로 가야된다
- 무의식도 의식도 자기 삶이자 자기 책임으로 기꺼이 받아들이게 될 것이며
- 치료자의 도움도 받지만 선택과 책임이 자신의 몫인 것도 알게 하고
- 삶은 불확실하고, 때로 실패하더라도 괜찮다는 것을 즐기며 살게 될 것이다.
정리를 조금해보자면 제 3의 손을 가진
미술치료사는 내담자가 자신의 내면세계,
특히 감정을 시각적인 형태로 나타내는 것을 어려워하거나 어느 부분에서 막혀 있을 때 그 난관을 극복하되 내담자의 의도와 스타일이 꽃피울 수 있게끔 도와줄 수 있다.
미술치료 회기에서 작업 주제를 정할 때에는 내담자의 기능 수준과 자아강도를 고려하여야 한다.
말하는 사람의 말을 왜곡함 없이 있는 그대로 비춰 줄 수 있는 미술치료사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