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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학

미술작업 후 대화하기: 관찰하기, 발견하기, 연결하기

마쏨 2020. 7. 1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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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업이 끝났다면 작품을 두고 대화를 한다.

미술작업 자체로 충분한 면도 있지만, 작업 후의 대화는 통찰지향적 미술치료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미술작업이 혼자만의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면, 작업 후의 대화는 상호관계 안에서 깊이 들어가는 것이다.

미술작업이 감성과 감정, 감각을 풍부하게 한다면 작업 후의 대화는 그런한 내용들에 이해를 더하면서 골조를 부여해서 그것이 흩어져 날아가지 않도록 무게를 잡아 주는 것이다.

작업 후에 대화에 특별한 틀이 있지는 않지만, 대체로 공통되는 요소들을 묶는다면
관찰하기, 발견하기, 연결하기의 세가지로
간추릴 수 있다.


<관찰하기>
미술작업을 마치고 처음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대개 개방형 질문을 던지는데
질무은 꼭 의문문일 필요는 없다.
예) “자, 이제 다 하셨군여”
“하시면서 어떠했는가 궁금합니다”
“하면서 어떠셨나요?”
“어떤 마음,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여기서 관찰해야할 주제는 과정 관찰작품 관찰

과정 관찰
자신이 작품을 만들면서 어떠했는지 그 과정을 반추하는 것이다.
마음에서 무엇이 느껴졌었는지, 혹은 아무런 느낌이 없는지, 지금 다시 돌아보면서 드는 느낌은 어떠한지 살펴보는것이다.

미술치료사는 자신이 관찰하면서 느꼈던 내담자의 정서와 내담자의 말이 어느 정도 일치 하는지 혹은 차이가 나는지 집중하면서 들어야 한다.

그러나 일치하는 점과 차이가 내담자의 어떤 마음과 상태를 알려 주는지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작품 관찰
형식 요소와 내용 요소를 각기 살펴볼 수 있다.

형식 요소
: 그림에 나타나는 객관적인 지표
공간의 사용정도나 주요대상의 크기, 위치, 사용 색의 수, 필압 등

내용 요소
: 그보다 더 주관적인 부분으로 주제와 완성도 등

관찰하기 과정에서 평가나 판단이 들어오거나 섣부른 해석이 끼어들면 관찰이 주눅들 수 있다.

내담자가 자신을 표현할 때에도 그 과정을 존중해 주었던 것처럼 작품을 감상하고 관찰하는 과정에서도 관찰을 존중하고 돕거나 보호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미술치료사는 내담자의 관찰도 내담자의 고유 영역임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

내담자의 관찰과 치료사의 관찰이 다르다면 그렇게 다른 면도 내담자를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힌트가 될 수 있다.


내담자의 관찰 과정을 존중하고 돕는 또 한 가지 방법은 내담자가 말하는 것과 보여주는 모습이 무엇이든 그것은 나름대로
삶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만든 생존방식이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다.

비록 그 생존방식이 지금 현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부적응적’ 인 것이라 하더하도 ( 이를테면, 과도하게 방어적이어서 회피한다든가 부인하고 투사하는 방식이거나 혹은 의심하고 피해의식을 가지는 편집증적인 방식이라 하더라도 ) 옛날의 어느 시기에선가는 그래도 살아남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담자가 보여주는 면이 무엇이고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귀 기울여 듣는 것은 의미가 있다.

비록 내담자의 마음이 방어적이라 느껴지더라도, 그 방어는 해체나 분해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


<발견하기>
관찰하기가 있는 그대로 쭉 훑어보는 것이라면, 발견하기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특색을 살려 내는 것이다.

세 가지의 발견하기
요소 발견, 통합발견, 변화발견

요소 발견
작품에 두드러진 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보이는지, 어떤 느낌인지 살펴보는 것이다.

내담자가 주도해도 좋고 치료사가 도와줘도 되며 둘이 함께 해 나가기도 한다.

그림 속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것일수록 이것은 그릴 때의 의도와 달리 나중에 발견되는 것이 대다수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처음에 강조하고 싶었던 것과는 달리 다 그리고 나서 보니 그제야
두드러져 보이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려진 그림 속에서 형태에 해당되는 것들, 특히 그중 제작 과정의 초반기에 그려지는 것들은, 내담자의 생각과 의도를 보여준다.

억지로 무엇인가를 그린 것도 아니고, 뚜렷한 의도를 가진 것도 아니었지만, 좀 단순한 이유로 중간에 끼어들게 된 그림 속 대상은
내담자의 마음속 좀 더 깊은 곳에 닿아 있다.

내담자는 주로 “선생님, 제가 처음에는 이렇게 그리려고 한 게 아닌데요”라고 하면서 말을 이어 나간다.


통합 발견
통합발견은 작품 전체의 느낌을 발견하는 것이다.

작품에 제목을 붙이거나 작품의 일부분에 이름을 붙이는 것을 통해서도 느낌을 발견해 갈 수 있다.

요소의 발견이 부분 부분에 강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이라면 통합적으로 작품을 발견하는 것은 조각과 부분들을 아우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변화 발견
요소 발견과 통합 발견이 한 회기 내에서 만든 작품에 관한 것이라면 변화 발견은 여러 작품에 걸쳐서 흐름을 발견하는 것이다.

내담자의 마음이 변화하고 생활이 변화하면서 이러한 변화는 그림 속에 반영된다.

생활의 변화가 그림 속 변화보다 선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림의 변화가 먼저 앞서서 나타날 때가 많다. 왜냐하면
마음이 먼저 변화하고 그림에 따라서 움직이며 이러한 변화가 뭉쳐서 힘이 될 때 생활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내담자가 그린 여러 작품들에서 주요대상의 크기나 색, 위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필 수도 있다.

변화의 발견이 가장 큰 의미를 지니는 순간 중에는 내담자가 의도하지도 기억하지도 않았지만 그림으로 만든 이미지가 예전의 어느 작품과 유사해서 비교할 만한 것이 될 때이다.

그렇게 두 작품을 비교해 보면 내담자 자신도 이러한 면이 바뀌었구나 하는 점을 인식하게 되곤 한다.



다음편에 (연결하기)이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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